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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3년이나 묵은 난제(難題)인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 표시제'에 대한 논란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이번에는 유전자 변형 DNA·단백질의 잔류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가공식품과 건강기능식품에 'GMO'와 'non-GMO'를 표시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식품산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서 유전자 변형 물질이 완전히 제거되는 간장·대두유(콩기름)·전분당(물엿) 등의 품목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GMO 금리하락 완전 표시제에 대한 식품산업계의 반발은 여전하다. GMO 완전 표시제로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은 없고 오히려 수입 원료 확보의 어려움 등에 의해서 식품 가격만 치솟게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버린 식약처에게 맡기겠다는 단계적 시행을 거부하는 소비자단체도 있다. 
유전자 변형 성분이 제거되어서 소비자의 위해(危害 소액대출쉬운곳 ) 가능성을 걱정할 이유가 가장 적은 제품부터 완전 표시제를 시작하겠다는 억지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GMO의 인체·환경 위해 가능성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도 아니다. 
GMO 완전 표시제 시행에 꼭 필요한 'GMO 이력추적(traceability)'에 대한 관심도 찾아볼 수 없다. 유통 현장에서 GMO 원료의 사용 여부를 판단할 개인파산 불이익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빠진 '완전 표시제'는 사회적 불신만 부추기는 불완전한 엉터리 제도다. 
더욱이 유럽연합의 완전 표시제는 미국산 GMO 곡물 수입을 거부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GMO의 위해 가능성은 무역 장벽을 위한 핑계일 뿐이다. 남이 장에 간다고 빈 지게를 지고 무작정 따라나설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학자금대출기금승인 ● 유럽연합 완전표시제의 진실
유럽연합(EU)이 GMO 완전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GMO를 이용해서 생산하는 모든 식품과 사료에는 유전자 변형 DNA·단백질의 검출 여부에 상관없이 반드시 GMO 표시를 해야만 한다.
GMO 완전표시제는 제3국에서 수입한 제품에도 적용한다. 다만 0.9% 학자금대출 이율 미만의 GMO가 비의도적으로 혼입된 경우와 GM 사료로 키운 가축에서 생산하는 육류·유제품·달걀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유럽연합이 GMO의 인체·환경 위해성을 과학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GMO가 처음 등장한 1995년 이후 GMO 식품과 사료의 심각한 인체·환경 유해성을 과학적으로 확인한 경우는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미국과학원(NAS)·왕립학회(Royal Society) 등이 모두 인정하는 분명한 과학적 사실이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과 환경보호청(EPA)도 GMO 식품과 사료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학협회(AMA)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GMO 표시제'를 반대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GMO가 '모든' 사람에게 완벽하게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서 개발한 GMO 식품이 전통적인 품종 개량으로 생산한 식품보다 더 나쁘다고 걱정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과학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다른 식품과 마찬가지로 GMO 식품도 '일부 소비자'에게 알레르기나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암과 같은 만성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전 세계의 식품안전관리기관이 식품의 위해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도 유전자 재조합·편집과 같은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하는 GMO의 인체·환경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무작정 무시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유럽연합이 처음부터 미국에서 개발한 GMO를 거부헸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스페인을 비롯한 EU 국가에서도 1998년부터 미국의 몬산토 사에서 개발한 MON810이라는 GM 옥수수를 재배했다. 지금도 스페인에서는 조명충 나방(European corn borer)에 내성을 가진 MON810을 재배하고 있다.
1998년 광우병이 확산하면서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식품의 위해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유럽의 소비자들에게 미국의 GM 농작물에 대한 거부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1998년 스페인의 미국산 곡물 수입량은 10% 이하로 줄었고 포르투갈에서는 수입을 전면 중단해 버렸다. 2003년에는 미국 등 12개국이 유럽연합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서 승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2003년에 처음 시행된 GMO 완전표시제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GMO의 인체·환경 위해성에 대한 우려보다 미국과의 농산물 교역을 통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행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인 규제의 수단이었다는 뜻이다. 
GMO 완전 표시제(labelling)는 공짜가 아니다.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요구되는 'GMO 이력추적'(traceability)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GMO의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고유식별번호'(unique identifier)를 사용해서 철저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결국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해주는 GMO 완전표시제는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기꺼이 감당할 의지와 여유가 있는 사회에서나 가능한 제도인 셈이다. GMO의 이력추적 제도를 감당할 여유가 없는 사회에게 완전 표시제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 아무도 거부할 수 없는 미래 기술
미국도 올해 6월부터 연방정부 차원에서 'GMO 의무 표시제'를 시행한다. 다만 잡종·이종 교배 등의 전통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육종'(育種, breeding)과의 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 '생명공학적(BE) 식품'(bioengineered food)라는 새로운 개념을 사용한다. 
그동안 일부 주(州)에서 서로 다르게 운영해 왔던 GMO 표시제를 2016년에 제정된 '국가생명공학적식품공시법'에 따라 연방정부 차원에서 통합하게 되는 것이다. 옥수수·콩·감자·호박·사탕수수·사탕무·카놀라 등 13종의 농산물과 연어가 새로운 BE 식품 표시제의 적용 대상이다.
사실 '유전자 변형'의 의미는 분명하지 않다. 인간의 목적에 따라 농작물이나 가축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기술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만2000년 전 인류가 농경·목축을 처음 시작할 수 있도록 해준 '육종' 기술도 넓은 의미에서는 '유전자 변형 기술'로 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소비하는 농수축산물은 대부분 육종 기술을 이용해서 '품종 개량' 과정을 거친 '유전자 변형 생물체'인 셈이다. 지구상의 인구가 80억 명을 넘어설 정도로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한 기회에 개발한 육종 기술 덕분이었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육종 기술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구가 늘어나고 농경·목축이 확산하면서 생물종 다양성(biodiversity) 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류가 선택한 농작물과 가축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도 아니다. 
농경·목축에 의존하는 인류에게 감염병·영양불균형·식량부족 등의 감당하기 어려운 부작용도 발생했다. 유발 하라리가 1만2000년 전의 1차 농업혁명을 '사기극'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잡종·이종 교배와 돌연변이를 이용하는 육종 기술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육종에 의한 품종 개량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전자 재조합·편집과 같은 생명공학적 기술을 이용하는 본격적인 '유전자 변형 기술'은 전통적인 육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미래 기술이다.
1995년에 처음 등장한 GMO의 재배 면적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세계식량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의 GMO 재배 면적은 옥수수 92.0%, 콩 94.0%, 면화 98.0%, 사탕무·카놀라는 100%에 가까운 상황이다. 
4대 곡물 생산국인 브라질·아르헨티나·캐나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앞으로도 GMO의 활용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원하는 품종을 개발하고 제초제·살충제 등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곡물 자급률은 19.5%라고 한다. 그러나 남아도는 쌀을 제외한 밀·콩·옥수수·카놀라 등의 곡물의 자급율은 0.9~9.4%에 지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의 GMO 수입량은 엄청나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가 수입한 GMO 작물은 1115만톤으로 전체 곡물 수입량의 62.2%나 된다. 
그중 사료용 옥수수가 923만톤으로 83%를 차지했다. 주로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에서 수입했다. 앞으로는 기후 위기와 국제 정세에 따라서 non-GMO 곡물 원료의 충분한 확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확실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GMO 기술 개발의 사정은 절박하다. 우리는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유전자변형생물체법'에 따라 GMO의 개발과 재배·생산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심지어 제주대 이효연 교수가 24년 전 애써 개발한 유전자 변형 잔디의 재배도 허용하지 않는다. 
산업통산자원부·보건복지부·해양수산부·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서 질병관리청·국립생태원·국립수산과학원 등이 참여하는 '인체위해성협의심사'가 첨단 미래 기술인 GMO 기술을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종자 산업은 제대로 크지도 못하고 멸종해 버린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첨단 유전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를 초격차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법석을 떨고 있다. 과학적으로 확인되지도 않은 '음모론' 수준의 억지에 휩쓸려서 미래 기술을 거부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바로잡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생명공학·의학 전문가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필자 소개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2012년 대한화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과학기술, 교육, 에너지, 환경, 보건위생 등 사회 문제에 관한 칼럼과 논문 3200여 편을 발표했다.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거의 모든 것의 역사》《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질병의 연금술》《지금 과학》을 번역했고 주요 저서로 《이덕환의 과학세상》이 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 duckhwan@sogang.ac.kr ]